이야기꾼과 심술 할아버지
옛날에 어느 이야기꾼이 있었어요. 그 이야기꾼은 마을 광장에서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다른 나라로부터 알려져 온, 신기
한 이야기들을 전해 주고, 약간의 먹을 양식을 받는 일을 하였지요. 그 이야기꾼의 이야기는 너무나 재미있고, 신기한 것
들도 가득 차 있어, 그 이야기를 들을 때면, 마치 내가, 왕자가 되어 용감히 용을 무찌르고, 공주를 되찾는 주인공이 되기
도 하고, 나쁜 도둑들의 보물을 찾아서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용감한 사람이 되기도 했어요. 이야기꾼은 일주일에 두 번
씩 와서 마을 사람들에게,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, 이야기꾼이 사는 산속 통나무집으로 돌아갔답니다. 물론 사람들
이 감사함의 표시로 준 양식을 받아서 말이죠...
마을 사람들은 이야기꾼이 오는 날이 항상 기다려졌어요. 왜냐하면,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, 마음이 즐거워지고,
행복해지고, 재미있어지기 때문이었어요. 그래서,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졌고, 이러한 이
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에게 감사했어요.
이야기꾼의 인기가 많아지자, 이를 시기하는 고약한 할아버지가 있었어요. 이 할아버지는 이야기꾼의 이야기가 대단
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. 그리고, 할아버지가 일해서 버는 것 보다 어떨때는 더 많은 양식을 마을 사람들로부터 받
아가는 모습이 못마땅했어요.
"나는 열심히 일을 해서 먹고 사는 데, 좀 재미있는 이야기만 한다고, 나보다 더 많이 벌어가다니..."
"세상은 너무 불공평해. 용서할수가 없어"
할아버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.
할아버지는 이야기꾼을 난처하게 만들 궁리를 했어요.
"이야기꾼의 이야기들을 내가 지어낸 것처럼 이야기를 해 버리면 어떨까?"
"그렇게 하면, 이야기꾼은 사람들에게 할 이야기들이 부족해져, 우리 마을에 오지 않을꺼야. 물론, 양식을 얻지도 못하겠
지"
할아버지는 나쁜 마음을 먹었어요.
할아버지는 이야기꾼의 이야기들을 비슷하게 만들고, 서로 섞어서 만들었어요. 그리고, 이야기꾼이 그 날에 오기 전날에,
마을 광장에서 모여있는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였어요. 지난번에 그 이야기를 못들은 사람들은 이야기
를 듣기 시작했고, 재미있어 했어요. 이야기를 이미 들은 사람들은 지난번 이야기꾼이 들은 이야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했
지만, 약간은 달라서 재미가 너무 없지는 않았어요.
할아버지도 이야기를 하면서, 사람들에게 주목 받는 것 같아 으쓱했어요.
"음.. 이야기꾼이 이야기하는 것은 역시 대단한 것이 아니었어"
라고 잘못 생각했어요.
이야기꾼이 그 다음날 마을 광장에 이야기를 하러 왔어요. 그런데, 그 전날 시간을 내어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
은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들으러 오지 않았어요. 이야기꾼은 곧 나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또 있다는 것을 깨닫
게 되었어요. 그리고, 그 사람은 내가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를 바꿔가며 말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.
"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때,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 데..."
"나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, 더 이상 이 마을에 있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"
이야기꾼은 마음의 상처를 받아서, 다음에 이 마을에 오지 않았어요.
이야기꾼이 가버리자, 심술꾼 할아버지는 속으로 좋아했어요.
다음 주말에는 이야기를 할 사람이 할아버지 밖에 없었어요. 이번에도, 이야기꾼이 오래 전 했던 이야기를 약간씩 바꿔가
며 이야기했어요.
몇 주가 흘렀어요. 이날에도 할아버지는 했던 이야기들을 바꿔서 이야기 하려 했지요.
하지만,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았어요. 왜냐하면, 그 이야기들은 이미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였기 때문이었지요.
"저 할아버지. 어떤 이야기꾼이 했던 이야기 하는 것 같아!"
결국, 이 마을 사람들은 시기많은 할아버지 때문에, 더 이상 재미있고, 행복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게 되었어요.
우리는 이야기꾼이 지은 책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, 보고, 재미와 행복을 느껴요. 반대로, 재미와 행복을 느끼는 우
리들을 보고, 이야기꾼은 행복을 느끼겠지요. 하지만, 누군가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훔쳐 자기 것처럼 꾸며 이야기한다면,
이야기꾼은 매우 슬플꺼예요.
슬퍼진 이야기꾼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다시 할 수 있을까요?
재미있는 이야기꾼이 없다면, 이 세상은 얼마나 재미가 없을 까요.
“그래서, 남의 것을 자기 것처럼 훔쳐 이야기하는 것은 안될 거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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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곡초등학교
강선우-